지난 3월 17일,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에서 ‘xEV 트렌드 코리아 2022’가 막을 올렸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개최하는 친환경 자동차 전시회로, 신형 전기차 전시 및 시승은 물론 배터리, 충전 시스템, 열 관리 등 관련 기술을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다. 국내 EV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글 최지욱 기자
사진 각 제조사, 최지욱
먼저 완성차 부스를 들렀다. 현대차는 전시 공간을 ‘충전 콘텐츠 존’과 ‘아이오닉 존’의 2개로 나눴다. 충전 콘텐츠 존에 들어서자 ‘V2V(Vehicle to Vehicle)’와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홍보 중인 아이오닉 5 두 대를 만날 수 있었다.
V2L은 아이오닉 5의 ‘전매특허’ 중 하나. 자동차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기능으로 다양한 외부환경에서 전자제품을 쓸 수 있다. 부스 내 관계자는 예시로 헤어드라이어를 꽂아 기능을 시범 작동했다. V2L을 쓰는 법은 아주 간단한데, 트렁크 안에 있는 V2L 전용 플러그를 꽂으면 충전 알림 LED가 점등한다. 이때 플러그 뒤 콘센트에 플러그를 끼우면 된다.
현대차는 2018년부터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전기차 운행 중 방전으로 충전소까지 이동하기 힘들 경우 전담 직원이 찾아가 무료로 배터리를 충전해 주는 긴급 출동 서비스다. 임무를 수행하는 차종은 코나 EV와 아이오닉 일렉트릭. 트렁크에 소형 충전기를 갖춰 20㎾ 전력으로 약 40㎞를 달릴 수 있도록 배터리를 채울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부터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에 아이오닉 5를 투입했다. 기존 긴급 출동 차와 달리, V2V 기술을 바탕으로 120㎾ 전력을 자동차 고전압 배터리에서 직접 내보낸다. 충전 후 주행거리(40㎞)는 기존과 같지만, 충전 시간을 22분에서 4분까지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동식 전동 충전 카트 ‘H-모바일 차저(H-Mobile Charger)’도 선보였다. 아이오닉 5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만든 제품으로, 고정형 충전기와 달리 전기차 충전 공간을 구분할 필요가 없는 점이 핵심이다. 현대차는 지난 12월부터 H-모바일 차저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기아는 부스 안에 자원의 선순환을 상징하는 원과 다양한 여정을 의미하는 곡선, 운전의 즐거움을 뜻하는 직선을 그려 ‘이동(Movement)’을 표현했다. 여기에 EV6와 EV6 GT-라인, 올해 출시를 앞둔 신형 니로 EV를 전시했다.
디피코는 경형 전기 트럭 포트로 P350를 공개했다. 포트로 P250보다 적재함을 185㎜ 늘리고, 최고속도를 시속 100㎞까지 높였다. 배터리는 30㎾h와 45㎾h 두 가지로, 1회 충전 시 각각 185㎞, 278㎞를 달릴 수 있다. 최대 적재 중량은 350㎏. 디피코는 향후 화물차를 시작으로 냉장탑과 푸드트럭도 개발할 계획이다.
‘EV 어워즈 2022(EV Awards 2022)’ 특별관도 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제네시스 GV60와 폴스타 2, BMW iX, 포르쉐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 테슬라 모델 Y, 아우디 RS e-트론 GT, 메르세데스-벤츠 EQS 450+ AMG 등 다양한 전기차를 한자리에 모았다.
새로운 전기 모빌리티의 등장도 눈에 띈다. 주인공은 DSEV ‘카버(Carver)’. 도심 주행용 삼륜 전기차로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크루저(2인승)와 카고 모델 두 가지로 나온다. 가격은 각각 1,300만 원, 1,200만 원. 지자체 보조금과 국고 보조금을 받으면 1,000만 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한 가지. 좌우 뒷바퀴에 전기 모터를 한 개씩 얹어 최고출력 6.8마력을 낸다. 최고속도는 시속 60㎞. 배터리 용량은 7.1㎾h로 1회 충전 시 120㎞를 달릴 수 있다(1인 탑승 기준). 완속 충전으로 배터리를 3시간 30분 만에 완충할 수 있다.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충전 인프라 확장 또한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급속 및 완속 충전기 제조업체가 참가해 충전기와 기술력을 뽐냈다.
‘플러그링크(Pluglink)’는 가정용 완속 충전기 두 개를 공개했다. 주요 고객층이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인 만큼, 부스를 아파트 지하주차장처럼 꾸며 충전기 설치 및 운영 모습을 재현했다. 충전 용량은 7㎾로, 전기 충전 회원카드 없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충전과 결제 모두 진행할 수 있다. 참고로 플러그링크 충전기의 요금은 1㎾h당 168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클린일렉스(Klinelex)’는 전력 분배 시스템을 품은 스마트 충전기를 선보였다. 서버와 통신하는 게이트웨이가 전력(최대 7㎾)을 쪼개 각 기기에 분배한다. 충전기 4개로 전기차를 한 대씩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먼저 충전을 시작한 기기에 최대 4㎾ 전력을 보낸다. 나머지 세 개는 1㎾ 속도로 충전한다.
EV 충전기 전문 제조업체 대영채비는 신규 개발한 초급속 충전기를 전시했다. 그중 최대 400㎾를 지원하는 초급속 충전기에는 화면에서 케이블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턴 케이블(Turn cable)’과 UV 소독 기술을 넣었다. 충전 전력량은 ㎾ 또는 요금 기준으로 직접 조절할 수 있다.
더불어 대영채비는 천장에서 충전 케이블이 내려오는 루프형 충전기와 200㎾ 급속 충전기도 함께 소개했다. 현재 인증 진행 중으로, 향후 현대 ‘E-피트(E-Pit)’를 포함한 다양한 공공시설에 설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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