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자동차

폴스타 로드스터, 샅샅이 파헤치기

따뜻한우체부 2022. 3. 27. 20:03
아직도 볼보가 폴스타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보라, 볼보라면 결코 내놓지 않았을 아름다운 로드스터가 탄생하지 않았나

감개무량하다. 살아생전 볼보 로드스터는 볼일 없을 줄 알았건만, 볼보에서 뻗어 나온 폴스타가 멋스러운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그렇지!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를 겨냥한다면, 브랜드 이미지를 견인할 스포츠카는 당연한 선택이다.

이름하여 O2 콘셉트. 편하게 오투라고 부르자. 짧고 납작한 보닛으로 빚은 비율이 마치 미드십 로드스터를 쏙 빼닮았지만, 당연히 엔진 없이 달리는 전기차다. 그래서 미드십 엔진이 들어갈 자리에 작은 뒷좌석이 자리 잡았다. 전체 길이 대비 길쭉한 휠베이스와 짧은 앞뒤 오버행도 전기차다운 특성이다.

오투는 앞서 공개한 프리셉트 콘셉트 뒤를 이어 등장한 두 번째 브랜드 콘셉트카다. 곳곳에 프리셉트 흔적이 스몄다. ‘토르의 망치’ 주간주행등 사이가 널찍하게 벌어진 ‘듀얼 블레이드’ 주간주행등과 뒤쪽 필러에 들어간 얇은 배터리 잔량 표시등, ‘ㄷ’자를 뒤집어 놓은 듯한 테일램프가 그렇다. 테일램프는 뒤쪽 날개 역할을 겸해 공력 성능을 높이기도 한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쿠페 같지 않은가? 오투 콘셉트는 요즘 보기 드문 하드탑 지붕을 얹는다. 말끔한 디자인이 강점인 폴스타는 우글거리는 소프트탑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던 모양이다.

 

로드스터다운 운전 재미는 남다른 플랫폼이 증명한다. 오투는 영국 폴스타 연구개발 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맞춤형 알루미늄 플랫폼을 바탕으로 빚었다. 알루미늄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가벼울 뿐 아니라 높은 비틀림 강성까지 확보했다. “스티어링휠을 돌릴 때 진정한 운전 재미가 시작됩니다.” 폴스타 디자인 총괄 막시밀리안 미소니의 설명이다.

알루미늄 차체엔 강판마다 등급을 매긴 라벨이 붙는다. 더 효과적인 재활용을 위해서다. 이렇듯 재활용은 환경을 지키기 위한 오투 콘셉트의 핵심 포인트다. 실내엔 3D 니트 섬유와 폼 등 모든 부드러운 소재에 오로지 재활용 폴리에스터만 사용해 각각 나눌 필요 없는 통째 재활용을 실현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흥미로운 특징을 소개한다. 오투 콘셉트는 언제든 스스로 내 차가 달리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다. 항공모함에서 날아가는 전투기처럼 차체 뒤에서 날릴 수 있는 자율주행 드론 덕분이다. 이동 중 자유롭게 이륙하고, 최고시속 90km로 비행하며 촬영한다. 물론 촬영을 마치면 스스로 복귀한다. 노을 진 해안가를 유유자적 달릴 때 쓰면 참 멋지겠다.

오투 콘셉트가 현실로 나올 수 있을까? 아직 공식적으로 밝힌 계획은 없다. 그저 앞으로 3년간 등장할 폴스타 3, 4, 5에 오투 콘셉트의 아이디어를 점진적으로 녹여내겠다는 말만 남겼을 뿐이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 O2 , 즉 산소의 원자번호가 8이다. 조금 억지스럽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견인할 로드스터 폴스타 8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폴스타 디자이너에게 직접 물었다!

 

매혹적인 스포츠카가 나왔는데 가만있을 <탑기어>가 아니다. 폴스타 디자인 총괄 막시밀리안 미소니를 불러내 직접 궁금증을 풀었다

 

Topgear: 이름이 왜 O2인가? 다른 모델처럼 숫자로 부르지 않은 이유는?

Maximilian Missoni: 폴스타는 콘셉트카를 ‘폴스타+숫자’로 부르지 않는다. 그래서 경량 로드스터의 가벼움과 친환경적인 의미를 담아 O2라는 고유 이름을 붙였다.

오투 콘셉트는 무엇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나?

전체 스타일은 프리셉트 콘셉트 디자인을 역동적으로 다시 해석했다. 깔끔하고 감정적이며 순수한 디자인이다. 부분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 지향점이 있다. 첫째는 기술이다. 조명과 카메라, 센서 등 기술적 특징을 숨기지 않고 디자인으로 활용했다. 둘째는 지속가능성이다. 오투 콘셉트는 실내에 단일 소재를 사용해 자원 순환성을 높였다.

폴스타 ‘듀얼 블레이드’ 헤드램프는 볼보 ‘토르의 망치’를 계승했는가?

맞다. 듀얼 블레이드는 폴스타 1과 2가 그대로 받아들였던 토르의 망치가 자연스럽게 진화한 형태다. 또한 폴스타 엠블럼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볼보의 깊은 역사를 공유하면서 독립적인 브랜드로 나아가는 성격을 담아냈다.

디지털 화면 인터페이스는 현재 폴스타 디자인을 그대로 따르는가?

사용자 인터페이스(이하 UI)는 언제든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지금은 폴스타 UI에 사용자가 익숙해지도록 잠시 속도를 늦추고 있다. 욕심 같아서는 미래적인 최신 UI를 즉각 즉각 넣고 싶지만, 사용자가 느끼는 편안함이 그보다 더 중요하다.

보통 전기차는 바닥에 배터리가 들어가 좌석이 높다. 납작해야 할 로드스터로서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가?

실제로 프리셉트 콘셉트와 비교할 때 좌석 높이가 30~40mm 낮다. 비결은 2+2 구조다. 온전한 4인승인 프리셉트 콘셉트는 앞좌석 밑으로 뒷좌석 승객이 발을 넣을 공간이 있지만, 오투 콘셉트는 그 공간을 없애고 좌석을 낮췄다.

전기 스포츠카로서 남다른 비율 특징은?

전기차는 전기모터가 아주 작아서 길쭉한 오버행이 필요 없다. 그래서 법규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오버행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은 전기차 플랫폼의 장점이다.

드론을 차체에 얹으며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드론을 얹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주행 중에도 드론을 날릴 수 있도록 공기가 들이치지 않는 공간을 만드는 특수 날개를 달았고, 뒤쪽 공기 흐름을 다듬었다. 동시에 그 특징들이 디자인을 해치지 않고 조화롭게 녹아들도록 고민했다.

뒤쪽에 얹은 드론은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를 염두에 둔 포석인가?

드론 서비스는 많은 잠재력을 품고 있다. 드론을 먼저 내보내 교통상황을 파악하거나 조명을 달아 앞을 비출 수도 있다. 오투에서는 드론을 통한 경험을 강조하고 싶었다. 지붕을 여는 즐거운 순간을 공유할 수 있게 활용했다.

 

 윤지수 사진 폴스타


 

막시밀리안 미소니(Maximilian Missoni)는 누구?
오늘날 폴스타 디자인을 이끄는 수장. 폭스바겐 그룹에서 처음 경력을 시작해 2012년 볼보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8년까지 볼보 외장 수석 디자이너로 활약하면서 볼보 외장 디자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부터 폴스타 디자인 총괄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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