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청록색 라이트, 메르세데스-벤츠가 정하는 자율주행 기준?

따뜻한우체부 2023. 12. 26. 19:09

레벨 3 자율주행, 조건부 자동화 단계에 도달한 시스템으로 주행 관련한 모든 사항들을 시스템이 제어하지만, 필요시 운전자가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책임도 운전자에 있는 단계를 말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1월 자사의 주행 보조 패키지인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의 레벨 3 인증을 미국 자동차 기술 협회(SAE,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로부터 획득했다. 드라이브 파일럿은 40마일(64km/h) 이내의 속도에서 이상적인 기상 조건 및 전방 차량이 주행하고 있다는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에서 자율 주행은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어 최초이자 유일의 타이틀을 얻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가 행동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레벨 3 관련한 또 다른 승인 허가를 자랑하고 나섰다. 레벨 3 기능이 사용 중일 때 차량 외부에서 알 수 있도록 하는 표시등이다. 해당 사항은 SAE J3134 ADS(Automated Driving System)에 명시된 내용으로 자율주행기능 사용 중인 차량을 외부에서 알 수 있도록 표시하는 권장 사항으로 강제된 규제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차량에 새로운 등화 장치를 추가하려면 당국의 규제 승인이 필요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에서의 레벨 3 인증에 이어 SAE의 권장사항을 따르기 위해 캘리포니아 및 네바다 주에 새로운 등화장치 승인을 획득했다. 전면 및 후면 라이트 내부에 탑재된 청록색 라이트는 레벨 3 기능이 사용 중일 때 점등되어 외부에서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레벨 3 기능을 사용하면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콘텐츠를 감상하는 등 소위 한눈을 파는 도중에 교통경찰에게 잡히는 오해 등을 방지하겠다는 것.

당국의 규제도 없었고 SAE의 권장사항에도 딱히 색상에 대한 언급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청록색이 기존 차량 조명 및 신호등, 비상 조명과 차별화된 색상으로서 혼동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2년간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고 문제가 없다면 2026년 양산 모델에 적용된다.

업계 전문가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율주행 분야를 대중들에게 어필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기 위한 포석이라 분석했다. 레벨 3 인증을 받은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이 메르세데스-벤츠가 정한 청록색을 별다른 저항 없이 도입한다면 메르세데스-벤츠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리한 흐름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영원의 라이벌 BMW도 내년 봄에는 레벨 3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BMW가 과연 미국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도입한 청록색을 그대로 사용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오토뷰 | 전인호 기자 (epsilonic@autoview.co.kr)